레슬링이 아니예요. 세금의 페씨부. 빠떼루 룰!!
- 4월 12일
- 3분 분량
"아! 여기서 페시부. 빠떼루를 줍니다. 대한민국 만세!!"
이 방송 멘트 한마디에 올림픽 레슬링 메달 색깔이 바뀌고, 미쳐 날뛰던 우리 선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예전 올림픽 레슬링 종목을 보다 보면 "페씨부(Passive)", "바떼루(Parterre)"라는 TV 해설자의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상대가 공격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경기에 임할 때 주어지는 벌칙이죠.
우리네 세금 세계에도 이 '페씨부(수동적)'라는 무서운 룰이 존재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한국 세무 신고에도 있고, 미국 세무 신고에도 있는 "페씨부"룰을 설명 하고자 합니다.
"페씨부"를 당해서 져도 "패자부활전"으로 동메달 따는 신기방기한 레슬링의 룰과 같이, 별도 공제의 "패자 부활전 공제"도 있습니다.
"패자 불활전"에서 동메달 딴 선수가 시상대에 오르던 모습.
결승에서 져서 씩씩거리며 은메달을 거는 선수는 '방금 지고 나서' 시상대에 오르지만, 패자부활전 동메달리스트는 '마지막에 이기고' 시상대에 올라, 웃으며 해맑게 동메달 거는 모습이 기억납니다.
'Passive Loss Rule(수동적 손실 규정)'에 대해 풀어보겠습니다.
1. 세금판의 바떼루, "Passive Loss"란?
레슬링에서 소극적인 선수에게 바떼루를 주어 공격 기회를 제한하듯, 미국 세법은 소득을 Active(활동적), Portfolio(투자), Passive(수동적)라는 세 가지 체급으로 나눕니다.
여기서 Passive(수동적) 소득이란 내가 직접 땀 흘려 일하지 않고 벌어들이는 임대 소득이나 투자 사업 소득을 말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손실(Loss)'이 났을 때 발생합니다.
2. IRS의 철벽 수비: "급 나누기"
IRS는 아주 냉정합니다.
"수동적으로 발생한 손실은 수동적인 이익에서만 공제해라!"
즉, 부동산 임대에서 손실이 났다고 해서, 여러분이 열심히 일해서 번 월급(Active Income)이나 주식으로 번 배당금(Portfolio Income)에서 그 손실을 깎아주지 않습니다. "끼리끼리 놀라"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세금 회피를 막기 위한 IRS의 강력한 '페씨부' 규정입니다.
3. 개미 임대인을 위한 '패자부활전' ($25,000 특례)
하지만 IRS도 피도 눈물도 없는 건 아닙니다. 집 한두 채 운영하며 소소하게 노후를 준비하는 소규모 임대인들에게는 'Special Allowance'라는 보너스 기회를 줍니다.
조건: 내가 세입자를 고르거나 수리 승인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Active Participation)'한다면?
혜택: 발생한 임대 손실 중 최대 $25,000까지는 월급(Active Income)에서 공제해주겠다!
단, 소득이 너무 높은 '헤비급' 선수들(AGI $100k 초과)은 이 혜택이 점점 줄어들다가, $150k가 넘으면 혜택이 완전히 사라집니다.
4. 오늘의 요약: "공격이 최선의 방어"
결국 이 복잡한 규정의 핵심은 "인위적으로 손실을 만들어 세금을 줄이려는 꼼수를 부리지 마라"는 것입니다.
한국에는 없는 이 독특하고 까다로운 미국의 '페씨부' 규정! 하지만 걱정 마세요. 비록 올해 공제받지 못한 손실이라도 사라지는 게 아니라, 미래의 이익을 위해 무기한 이월(Carryforward)되어 여러분의 뒤를 든든히 지켜줄 테니까요.
한국에는 미국의 'Passive Loss Rule(수동적 손실 규정)'처럼 소득의 종류에 따라 칸막이를 치고 손실 공제를 원천 봉쇄하는 독한 규정은 드뭅니다. 하지만 부동산 임대업에 대해서만큼은 한국 국세청도 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죠.
한국 세무 신고, "체급은 달라도 합산은 가능하다?"
미국이 레슬링처럼 엄격하게 체급(Active vs Passive)을 나눠 서로 넘나들지 못하게 한다면, 한국은 '무제한급 경기'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임대'라는 종목만큼은 별도의 규칙이 적용되니 주의해야 합니다.
1. 종합소득세라는 '하나의 매트' 한국은 기본적으로 근로소득, 사업소득, 연금소득 등을 모두 합쳐서 계산하는 종합소득세 체계입니다. 일반적인 사업에서 손실(결손금)이 났다면, 그 손실로 내 근로소득(월급)의 세금을 줄이는 것이 가능합니다. IRS가 보면 깜짝 놀랄 '통 큰' 제도죠.
2. 부동산 임대업은 '깍두기'? 하지만 한국에서도 부동산 임대업에서 발생한 손실(결손금)은 원칙적으로 다른 소득(월급이나 다른 사업 소득)에서 뺄 수 없습니다.
한국의 규칙: 임대업 손실은 오직 임대업에서 번 돈으로만 메워야 합니다. (이 점은 미국의 Passive Loss Rule과 비슷합니다.)
이월 공제: 공제받지 못한 손실은 다음 해로 넘어가는데, 한국은 현재 15년간 이월하여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3. 주거용 건물(주택) 임대의 예외 여기서 한국만의 반전이 있습니다! 2014년 이후부터 주거용 건물(주택) 임대업에서 발생한 결손금은 예외적으로 다른 종합소득(월급 등)에서 공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혜택이죠. 미국의 $25,000 특례와 비슷한 맥락이지만, 한도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한국이 더 후한 편입니다.
한국에서 임대업을 하시던 분들이 미국에 오셔서 "왜 내 월급에서 임대 손실을 못 빼느냐"며 억울해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규정을 정확히 알고 준비하면, 이월된 손실(Carryforward)은 언젠가 든든한 절세 주머니가 되어 돌아옵니다.
그나저나, 요즘 우리나라 레슬링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못 딴 지 한참 된 듯하네요.



